이 글은 창간 전 시험발행본입니다. 공개된 원문을 설명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조언이 아닙니다.
사례
가게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작년 봄이었다. 두 블록 건너에 큰 상가가 들어섰다. 월세 100만 원을 처음 거른 것이 6월이다. 다음 달에 두 달치를 맞추려다 절반만 넣었고, 그 뒤로는 늘 한 달치가 모자랐다.
석 달은 넘기면 안 된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계약할 때 부동산에서 들었고 장사하는 사람들끼리도 하는 말이다. 월세가 석 달치 밀리면 건물주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달치가 되면 무리를 해서라도 한 달치는 넣었다.
11월 말에 그게 안 됐다. 밀린 월세가 320만 원이 됐다.
12월 중순에 옆 가게 주인이 물었다. 법원에서 뭐 온 것 없느냐고. 건물주가 명도소송을 냈다는 얘기가 돈다고 했다.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고 처가에 손을 벌려 100만 원을 만들었다. 12월 26일 오전에 보냈다. 밀린 월세는 220만 원이 됐다. 석 달치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법원 서류는 다음 날 왔다. 계약을 해지하니 가게를 비우라고 되어 있었다. 서류를 들고 사무실로 온 그가 물었다.
서류가 온 날에는 석 달치가 아니었는데, 그래도 나가야 합니까.
답
나가셔야 합니다.
기준이 되는 날짜가 다릅니다. 서류가 온 날이 아니라, 밀린 월세가 석 달치가 된 날을 봅니다. 11월 말입니다. 그때 건물주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12월 26일에 백만 원 넣으신 것은 밀린 월세를 줄인 겁니다. 한번 생긴 권리가 그렇다고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며칠 일찍 넣으셨어도 같았습니다.
석 달치 밀리면 해지된다고 들으신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말은 석 달치가 된 순간을 말합니다. 두 달치로 줄었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습니다.
길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석 달치가 넘은 뒤에도 건물주가 월세를 아무 말 없이 받아왔다면, 계약을 계속할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건물주가 그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다퉈볼 수 있습니다.
이번은 어렵습니다. 소송을 낸 다음에 들어간 돈이니까요. 소송을 냈다는 것 자체가 계약을 끝내겠다는 뜻입니다.
법률적 정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한 문장 안에 시점이 둘 들어 있는데 조문은 그것을 갈라놓지 않았다. 연체액이 3기에 달해 해지권이 생기는 시점이 하나이고, 임대인이 그 권리를 행사해 계약이 실제로 끝나는 시점이 다른 하나다. 뒤의 시점은 민법 제111조 제1항의 도달주의에 따라 해지 통보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다.
3기에 달했는지를 어느 시점의 상태로 확인할 것인지는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앞의 사례와 같은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이 갈린 자리가 여기다.
1심은 해지 통보가 도달한 날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날까지 발생한 차임 총액에서 그날까지 임차인이 지급한 돈을 전부 빼서 미지급 차임을 계산했고, 그 금액이 3기에 이르지 못한다고 보아 인도 청구를 기각했다. 소장이 송달되기 전날 들어온 돈이 계산에 그대로 반영됐다.
항소심은 기준일을 임대인이 소장을 낸 날로 옮겼다. 그날 이미 연체액이 3기를 넘겼으므로 그때 해지권이 발생했고, 이후 임차인이 일부를 변제했더라도 임대인이 해지권을 포기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그 권한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같은 조문과 같은 사실관계에서 계산식 두 개가 나왔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였는지는 해지권의 발생요건이므로 3기에 달한 때 해지권이 즉시 발생하며, 해지 의사표시가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판단할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장이 송달되기 전에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차임을 지급해 연체액이 3기 아래로 내려갔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지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상고는 기각됐고 판결은 확정됐다.
대법원이 남긴 「특별한 사정」은 이번에 새로 만든 개념이 아니다. 임대인이 그 후의 차임을 이의 없이 받는 등 해지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말하며, 항소심이 참조한 1991년 대법원 판결에서 나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포기가 아니라 기준시점이었으므로 오래된 그 법리는 예외의 자리에 그대로 남았다. 해지권은 3기 도달로 생기고, 임대인의 수령 태도로만 사라진다.
이 구조에서 임차인은 자기 행동으로 결과를 통제하지 못한다. 돈을 마련해 넣는 것은 임차인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변제가 계약을 살리는지는 임대인이 그 돈을 어떤 태도로 받았는가에 달려 있다. 법원이 조문의 구조를 따른 것과, 그 판단이 남긴 이 불균형은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판결은 상가건물 임대차 사건이다. 상가는 석 달치, 민법상 건물 임대차는 두 달치를 해지 기준으로 정한다. 두 조문의 문장 구조는 같지만 이번에 판단된 것은 상가다. 주택에서 두 달치를 어떻게 세는지는 필자가 운영하는 법무사사무소 블로그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기사의 기준과 범위
- 법 기준일
- 2026-08-22
- 확인된 범위
- 상가건물 임대차.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한 경우 해지권이 언제 발생하는지와, 그 뒤의 일부 변제가 이미 발생한 해지권에 미치는 효과.
- 제외되는 범위
- 주택 등 민법 제640조가 적용되는 건물 임대차는 2기가 기준이며 이 판결이 직접 판단한 범위가 아니다. 대법원이 남긴 「특별한 사정」의 인정 여부는 임대인의 수령 태도와 거래 경위에 따라 개별적으로 달라진다. 사례는 판결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구성한 것으로 실제 상담 사례가 아니다.
- 다음 확인
- 계약서의 차임액과 지급일을 입금내역과 대조해 현재 남은 연체액을 계산한다. 임대인은 연체차임을 받을 때 이의를 유보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긴다.